모처럼 배낚시를 다녀왔습니다. 작년 제주도 갯바위 낚시 이후 아주 오랜만에, 제대로 된 낚시를 즐기러 왔는데, 동해, 제주도 배낚시는 해봤지만 서해 배낚시는 처음이라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다행히 오늘은 날씨가 흐려 해가 가렸네요.

연안 부두

연안부두 낚싯배 예약은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낚싯배 광고가 아주 많이 나와있는데 업체 선정 후 전화하여 가격과 날짜, 시간대를 선택 후 입금하면 예약이 됩니다. 저는 해광유선이라는 업체에 전화해서 예약을 하였습니다. 연안부두 선착장의 모습입니다. 가파른 경사로를 내려가면 많은 배들이 있는데, 배를 타기 위해서 배 사이사이로 건너야 하므로 약간은 위험하니 조심하여 안전하게 잘 타셔야 하겠습니다.

이브라힘, 압둘라, 스카이

오늘 낚시를 같이 간 친구들입니다. 모두 동생들이지만, 액면가가 높아서 가끔은 친구인지 형인지 헷갈릴 때도 있지만, 그래도 심성은 고운 친구입니다. 제일 왼쪽 동생이 이브라힘 자란이라는 동생인데 친동생이 독일에서 놀러 왔다고 함께 배낚시를 가게 되었습니다. 형과 동생이 너무나 돈독해서 참 보기가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담소를 나누는데 하루종일 이야기를 하더군요.

전날 새벽 4시까지 놀았다고 자랑하더니 점점 피로가 오는가 봅니다. 동생 압둘라의 다리를 배게 삼아 누워서 쉬고 있는 이브라힘. 배낚시 출항 전 낚싯대와 봉돌, 바늘을 세팅했습니다. 낚싯대 대여료는 1만원이며 봉돌과 우럭 전용 낚시채비는 낚시업체에서 무료로 넉넉히 주니까 낚싯대가 없는 분들도 편하게 가시면 됩니다.


우럭 전용 채비

대여한 낚싯대는 8호 합사줄을 사용하는데 고래가 물어도 안 끊어질듯한 두께와 질감이었습니다. 낚싯대에 도래로 채비와 봉돌을 연결만 하면 간단히 장비 세팅은 끝이 납니다. 너무 무거운 봉돌을 사용하는게 아닌지 살짝 의아했지만, 서해바다는 물속이 살짝 뒤집어지는 와류가 형성이 되어서 봉돌의 무게 역시 무거운 것이 오히려 나았습니다.


배가 크고 동해와 달리 파도도 잔잔해서 울렁거림이 거의 없었습니다. 가족들과 안전한 낚시를 하고 싶으시다면 연안부두 낚싯배를 이용해 보세요. 인천 바다는 동해처럼 맑은 바닷물이 아닌 흐리멍텅한 탁한 색의 바닷물인데, 뻘과 모래로 되어있어 과연 어떤 고기들이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요즘은 백조기, 홍조기가 많이 나온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봅니다. 15분쯤 배를 타고 갔을까요? 정박을 하고 선장님의 신호와 함께 낚시를 시작합니다.


장대와 볼락

하루종일 잡은 조과입니다. 백조기를 먼저 장만해 버렸는데 장대 2마리, 볼락 1마리, 백조기 1마리를 잡았습니다. 이 친구들 한국 낚시가 어색했는지, 중간에 포기하고 피곤해서 잠만 잡니다. 그러면서도 고기를 많이 잡아서 꼭 요리해 달라고 투정하길래 오늘은 최선을 다해서 잡았지만, 그냥 저 가져가라고 하네요;; 2마리는 바늘털이에 도망가고 4마리 밖에 못 잡았습니다. 동해와 다르게 서해 바다는 고기가 별로 없는건지 아니면 낚싯배들이 많아서 연안 인근 바다의 고기들이 전부 씨가 마른건지 모르겠습니다. 낚시가 끝나고 육지로 돌아오는 배 위에서 잡은 고기들을 전부 장만 후 비닐에 담았습니다.

이브라힘 자란. 참 괜찮은 동생입니다. 착하고 열심히 일해서 본국의 와이프와 아이들에게 정말 헌신적인 친구입니다. 동생이지만 그런 점들은 제가 살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많이들 정도로 멋있는 동생입니다. 그리고 이집트 친구들을 사귀면 사진 잘 찍는 방법을 배워 놓으세요. 어딜가나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사진에 집착하는 수준입니다;


방파제에 정박하고 이제 집으로 가기 전 멀어지는 배를 보면서 한컷 찍어봅니다. 해광유선으로 예약하였지만,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낚시하러 오는 사람들이 없다보니 사장님께서 성주산호에 연락하여 우리를 안내하였습니다. 이렇게 내 인생의 첫 서해 배낚시는 멀어지는 성주산호와 함께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피곤이 몰려와서 택시를 타고 급하게 집으로 왔습니다.


에어프라이어 생선요리

장만해 온 고기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서 요리를 해봅니다. 뭐 특별한 레시피는 없고 에어 프라이어에 넣고 18분이면 생선구이가 되는 마법을 부려볼게요. 소금도 필요 없습니다. 심심하면 간장에 고추냉이 조금이면 끝입니다. 요리가 되는 동안 저는 근처 편의점에 가서 맥주를 사옵니다.

완성된 생선 요리를 접시에 예쁘게 담았습니다. 수분이 빠지면서 안그래도 작은 생선들이 더 작아졌습니다. 고향에서 장대는 사실 고기 취급(?)을 안했습니다. 잡히면 잡어 취급하면서 다시 바다에 방생하였는데, 에어프라이어 장대는 어떤 맛일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백조기 구이도 어떨지 기대가 큽니다.


우럭 구이

먼저 귀요미 우럭을 먹어보겠습니다. 18분을 뜨거운 열로 가열했으니 저 작은 우럭이 거의 쥐포가 되었습니다. 맛도 쥐포와 아주 흡사한데 식감은 쫄깃하면서 쥐포맛이나니 맥주와 아주 잘 어우리는 안주가 되었습니다. 우럭도 잡혔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백조기 구이

두번째로 백조기입니다. 조기는 배낚시를 하면서 처음 잡아봤는데, 힘이 참 좋았습니다. 힘이 좋은 고기들은 맛도 좋은데, 수분이 많은 고기인지 요리 후 아주 작아졌습니다. 맛은 굴비맛이 납니다! 진짜 비싼 굴비 사먹지 말고 이제는 냉동 조기를 구매해서 살짝 소금을 뿌린 후 에어프라이어 18분이면 굴비맛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숭늉과 함께 먹으면 진짜 보리굴비 맛이 날듯합니다. 이 레시피는 추천드립니다.

장대 구이

마지막으로 장대를 먹어봅니다. 장대의 살은 단단해서 퍽퍽한 식감에 씹히면서 살들이 입속의 수분기를 빨아들여 물이나 맥주가 필요합니다. 솔직히 후라이드 닭가슴살 같은 식감이라 그다지 좋지않았지만, 그런데 신기하게도 생율 맛이 납니다. 진짜 생선에서 생율이라니 엉뚱하지만 꼭 한번 드셔보세요. 맛이 참 묘합니다. 한, 두마리 정도라면 맥주 안주로는 나름 괜찮다고 봅니다.

이렇게 저의 서해 배낚시는 끝이납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바람을 느끼면서 몇 마리 안되는 소소하게 잡은 생선과 요리로 오늘 하루와 포스팅을 마무리 합니다. 인천 배낚시는 오전, 오후 이렇게 나누어 5만원이 안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할 수 있으니 부담없이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좋은 하루 되시고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