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를 다녀온지 벌써 한달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이집트에 와이프만 혼자 두고 한국으로 오는 발걸음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습니다. 뜨거운 햇살과 날씨 속에 곱슬머리가 콤플렉스인 와이프가 비니를 계속 쓰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제 모자를 주고 왔습니다.

사실 푸마 콜라보 티셔츠를 구매하려고 이리저리 찾아다니다 우연히 번개장터에서 발견된 푸마X메종키츠네 볼캡 023549-01. 저와 같이 푸마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지 1/3의 가격에 그것도 메종키츠네와 콜라보한 제품을 내놓다니요? 그래서 바로 구매하였습니다.

볼캡 치고는 투박한 디자인과 박음질이지만, 로고 하나로 모든 것을 커버하는 그런 제품입니다. 모자의 앞면은 흰색으로 푸마 이니셜 위에 여우, 뒷면에는 검은색의 메종키츠네 이니셜 아래 푸마로 상반된 디자인을 하였습니다. 다분히 의도한 디자인이라 생각됩니다.

한창을 낚시하러 다닐 때 모자와 마스크로 가리고 찍었던 사진. 평소에도 모자는 잘 안쓰고 다니지만, 이 모자는 애착이 가는 그런 모자였습니다. 그래서 더 와이프에게 내 마음을 담아 주고 왔습니다.


모자를 쓴 모습이 너무 귀여워 보였습니다. 마음에 들었는지 한동안 즐겨 쓰다가, 어느날 길 한가운데서 도둑을 맞았습니다.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모르는 남자가 모자를 낚아채 달아났습니다. 한참을 울면서 오빠가 준 모자라고 그 사람을 찾아 길거리를 배회했던 와이프에게 다른 모자를 선물하였지만, 그래도 남편에게 처음 받은 모자라며 가끔씩 이야기를 꺼내네요.

이제 푸마 X 메종키츠네 볼캡은 글과 사진으로만 남았지만, 혹시나 다음에 또 저렴하게 매물로 나온다면 구매 할 계획입니다. 남들이 잘 안쓰는 그런 나만의 모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하루되시고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